자료실

HR 트렌드 및 다양한 교육 자료를 제공합니다

협상

박승주의 협상이야기 #12. 게임의 함정을 조심하라. 2018-03-29
첨부파일 조회수 7978

협상에 임하는 협상가들이 자주 빠지기 쉬운 오류가 바로 ''게임의 함정''이다.

협상을 마치 스포츠경기 하듯 즐기는 것은 협상력을 키우는 데 바람직하다고 하겠지만 막상 협상테이블에서 승부를 낼 것처럼 공격적이거나 지나치게 수비적인 모습을 보면 아직도 협상을 ''뺏고 뺏기는 게임''으로 여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만일 협상을 뺏고 뺏기는 게임으로 인식한 협상가라면 테이블에서 가지고 있는 카드를 충분히 사용하고 있지 못하거나 상대로부터 얻을 수 있는 가치들을 다 얻어오지 못할 수 있다.

여기서 협상가들이 ''게임의 함정''에 빠져서 범하게 되는 오류들을 알아보자.


1. 내 것을 주지 않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협상은 그 형태에 따라 지키는 협상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협상을 하는 이유는 지키는 것이 아니고 가치를 얻어내는 것이다. 그에 따라 줄 수 있는 가치를 준비하고 그보다 더 큰 가치를 얻어낼 준비를 하는 것이 협상의 기본이다.

2.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로부터 꼭 얻어낼 것이다.

가끔 내가 원하는 것보다도 더 이익이 되는 가치를 상대가 제시할 경우도 있다. 그 가치의 크기를 비교해보고 더 이익이 되는 가치를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너무 자기가 원하는 것을 고집하다보면 상대로부터 얻어내긴 하였으나, 승자의 비극(The Winner''s curse)에 빠질 위험이 있다. 좀 더 신중하게 내가 원하는 것을 감추고 상대가 줄 수 있는 것을 파악해 봐야 한다. (승자의 비극에 대해서는 본 칼럼 11호를 참조하기 바란다)

3. 이 갈등을 해결할 대안은 내가 제시하는 바로 그것이어야 한다.

나름대로 철저한 준비를 한 협상가가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상대를 분석하고 자신의 카드를 준비한 협상가는 대안도 마련하게 되는데, 자칫 자신이 마련한 대안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게 되고 때로는 고집을 부리게 된다. 이는 협상의 범위를 축소시켜서 자칫 승패의 협상으로 만들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양측 모두가 얻을 것을 얻지 못하는 결과를 만들기도 함으로써 관계 마저도 손상시킬 위험이 있다.

4. 상대는 상대의 이익에 근거한 카드만을 사용하므로 나는 그것을 거절해야 한다.

상대는 협상에 임할때 자신의 입장에 근거한 카드를 준비하고, 철저하게 자기 이익 기반의 협상을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자신이 얻는 것을 얻기 위해 당신의 이익이 되지만 자신들은 어렵지 않게 줄 수 있는 대안들을 준비하게 되어 있다.

첨예한 대립으로 치닫는 인질 협상의 경우에도 상대에게 줄 수 있는 가치들을 준비하고 일을 벌이는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자신들의 이익에 집착하는 것 같지만 상대가 협상테이블에 앉아 있는 한 상대가 진정 원하는 것(인질의 안전)을 깨트리지는 않는다.

상대의 카드를 수용하든 수용하지 않든 상대의 입장을 인정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협상의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수용하는 것과 인정하는 것은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다.
가끔은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태도만으로도 상대의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
옛 속담에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그런 뜻 아니겠는가?

5. 언제나 협상 초기에는 기선 제압이 필요하다.

기선제압은 매우 중요하다. 전장에서도 예기(銳氣)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협상은 전쟁도 게임도 아니다. 상대를 이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고 얻을 것을 얻기위해 하는 것이다. 만약 게임에서 지고도 얻을 것을 얻는 것과, 게임에서 이기도도 얻은 것이 없는 두 가지 상황에서 하나를 선택하라면 당신은 어떤 것을 택하겠는가?

가끔 명분만을 얻고 실리는 챙기지 못하는 결과를 우리는 자주 본다.

최근 우리나라의 외교 전략도 명분 보다는 실리 위주로 진행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많이 일고 있다. 결국 협상의 목표를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초반에 수용적이고 인정하는 태도를 취해 얻을 것을 빨리 얻어낼 수 있다면 가끔은 비굴(?)해 질 필요도 있을 것이다.

얻을 것을 얻기 위해 수용적인 태도를 친절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결코 비굴한 것이 아니고 현명한 일일 것이다.

 

이렇게 게임의 함정 다섯 가지를 알아보았다.

협상을 강의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는 이런 다섯 가지 함정에 언제든지 빠질 수 있으며

그런 위험을 안고 산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함정을 예방하는 최선은 계획 단계에서부터 이런 함정들을 예측하고

준비하며, 한번의 회합이 끝났을 때마다 자신이 게임하듯 협상을 하지는 않았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다음글 박승주의 협상이야기 #11. 누가 이기는 것이 무슨 상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