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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박승주의 협상이야기 #13. Pacing , 소통의 촉진 도구 2018-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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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담당 : 이번 구매 건이 저에게는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지난번 구매 결과 때문에 제가 이만저만

               난처했던 것이 아니거든요.

영업담당 : (고개를 끄덕이다 잠시 후) 그렇죠. 지난번에 우리 회사를 배려해주셨는데 그 일로 인해 과장님께서

               어려움을 겪으셨다니 죄송하네요.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구매담당 : 그래서 이번에는 저도 한 없이 자비롭기만 한 구매담당자가 아니라 회사의 이익을 위해 노력 많이하는

               것을 윗분들이나 회사에서 알게 해야 합니다. 그러니 이번에는 정말 배려 많이 해주셔야 합니다.

영업담당 : 물론이죠. 과장님께서 저희에게 얼마나 중요한 분인데요. 이번에는 과장님께서 윗분들로부터 칭찬을

               들으시도록 어떤 것을 해야할지 이야기를 나눠보시죠. 그래야 저희도 계속해서 거래를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구매담당 : 뭐 다른 것 있겠습니까? 이번에는 지난번 구매가보다 20% 정도 할인해주시는 것 말고?

영업담당 : 아 그러니까 이번에 납품가를 지난번보다 20% 정도 낮춰달라는 이야기신 거지요?

구매담당 : 그렇습니다. 그래야 지난번 일을 만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업담당 : 그렇군요. 그 점에 대해서는 아주 신중히 고려해보겠습니다. 아마 찾으면 방법이 있을 것 같습니다.

               설마 과장님 면을 세워드리는 건데 방법이 없겠습니까? 이 문제는 제가 회사와 상의해서 신중히 검토해

               보겠습니다.

 

 구매담당의 단호한 입장에 영업담당은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상대를 끌어들이고 있다. 구매담당은 아주 좋은 결과를

기대하면서 영업담당이 자신을 위해서 무언가 큰 것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협상에 매우 적극적으로 임하게 된다.

 이런 느낌을 받게 되면 상대가 내 말을 아주 주의깊고 신중하게 듣고 있으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므로 결과 또한 성공적일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되고, 좀 더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게 된다.

 그러나 사실 말의 내용만을 보면 그리 특별하지도 않은데도 말이다.

 많은 이들이 이런 자세가 자칫 자신의 발목을 잡아 많은 양보를 해야 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비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협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원칙들을 협상 실전에서는 잊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협상에

기울인 경우 나중에 발을 빼기가 어렵고,  또 상대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면 '상대에게 동의하려는 경향을 보인다(Agreement Bias, 합의편향)'는 것이 기본적인 원리 중 하나이다.

 

 이런 비법, 상대가 나에게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게 하여 좀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바로 pacing이다. pacing은 상대에게 신뢰와 공감대를 얻어내기 위해 신체적, 정서적,언어적인 분위기를 맞추어 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pacing없이 상대의 공감을 얻어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pacing에서 맞추어 나가야 할 요소는 일반적으로 B.M.W 즉 Body, Mood, Word이다.

 

 1. Body (신체적 pacing)

  신체적 pacing은 상대와  시선, 제스처를 맞추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시선은 항상 상대를 바라보면서 경청하고, 공감한다. 또 의사 표현을 할 때에도 상대의 눈을

 바라보면서 눈을 통해 감정의 질과 깊이를 전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제스처는 상대가 사용하는 제스처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맞추어 사용한다. 몸의 위치 역시

 상대가 앞으로 전진하는 자세를 취하면 함께 앞으로 당기면서 관심을 표한다.

 

 2. Mood( 정서적 pacing)

  우선 상대의 감정과  기분에 맞추어 표정을 맞춘다. 상대가 기분나빠하면 우울한 표정을,

 기뻐하거나 즐겁게 나오면 함께 즐거운 표정을 지어준다.

  또한 말의 속도와 흥분 정도 역시 상대와 맞추어야 한다. 상대가 흥분하면 같이 공감해주어야

 하며, 상대가 말을 빨리하면 함께 빨리 대응해주고 생각하면서 말을 하면 바로 반응하지 말고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3. Word(언어적 pacing)

  언어적 pacing은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기술이다. 상대의 말에 대해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니

 라, 신중하게 듣고 있다는 표현을 함께 하고 공감하는 것이다.

  이런 언어적 pacing의 방법에는 상대의 긴 말을 요약하거나, 재진술하거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재 질문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

 

 이렇게 상대와 신체적/정서적/언어적 pacing 하는 것을 생활화해야 한다. 이런 pacing은 단순히 상대를 따라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상대를 끌어들이기 위해서 상대와 맞추는 것이다. 맞춘 척 하는 것은 상대에게 금방 읽히게 된다. 이럴 경우 상대는 기분이 상할 수도 있고, 오히려 역으로 당신을 속이려고 시도할 수도 있다.

 

 이런 pacing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협상 상대로 나선 상대의 입장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쨌든 협상테이블의 반대편에 앉아있는 상대는 그의 입장에서 보면 정당한 것이고,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논의를 끌어가려고 무장한 상태이다. 단지 당신의 반대편에 앉아있을 뿐, 당신의 입장과 다를 것이 없다는 인정이 필요하다.

 협상은 상대를 이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고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이를 잊게 되면 자칫 얻을 것을 얻지 못하게 되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pacing은 협상의 결과를 흔들 수 있는 열쇠가 아니다. 단지 협상에서 당신이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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