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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치 / PT

[표현볍] # 9. 발표 스크립트 작성에 대해 2019-12-29
첨부파일 조회수 9103

혹시

발표를 앞두고 전문 원고를 작성하고 계신가요?

모든 발표의 원고를 완벽하게 스크립트로 만드는 것에 대해 여러 다양한 의견들이 있습니다.

꼼꼼하게, 완벽하게, 세세한 것 하나까지도 워드로 작성해서 외워 연습해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지요.

 

오늘 대학에 다니는 큰 딸이 팀플(요즘 대학생들은 팀별과제, 즉 팀 프로젝트를 이렇게 부르나봅니다) 발표를

맡았다고 부담스럽다는 말을 하더군요.

그러면서 언제 원고를 작성하느냐고 투정을 합니다. 기말고사 기간이라서 더 부담스럽다고 하면서 말이지요.

 

아빠가 프리젠테이션, 스피치 등을 강의하고 클리닉하는 전문가여도 이런 걱정을 하더군요.

언제 방학때 시간내서 딸부터 트레이닝을 좀 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발표 원고를 전문 작성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부정적인 편입니다.

 

발표 원고를 만드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스크립트를 만들지 않고 발표의 단원(주요 항목)만 작성하고 발표는 자유스럽게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제품의 제원, 특징 그리고 효과에 대해서 발표한다고 할 때

아래와 같이 발표할 내용의 개요만 작성하고 말로 풀어내는 것이지요.

 

제원

 - 크기 : 340 *220 * 65mm

 - 무게 : 1.4 톤

 - 색상 : Blue Gray

특징

 - 이동 편리

 - 주변과 잘 어우러지는 색상

 - 동급 최경량

효과

 - 출력 강화와 스피드를 높여 빠른 작업

 - 전력 사용량 감소로 비용 절감

 

이런 경우 매우 자연스럽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만 자칫 말이 꼬이거나 전달이 너무 끊어지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너무 딱딱하고 부자연스럽게 진행될 수 있지요.

물론 유사한 발표의 경험이 많은 분들은 이렇게 준비해도 충분히 잘 하실 수 있습니다만

그렇지 못하다면 이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두 번째는 말을 그대로 모두 워드로 작성하거나 수기로 작성해서 읽듯이 암기하는 것입니다.

철저한 준비와 매끄럽게 안전한 진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이 경우 부작용이 있습니다.

아무리 구어체로 작성을 한다고 해도 우리는 워드로 치거나 수기로 작성을 하면 나도 모르게 문어체가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연습할 때는 잘 되던 말이 긴장한 상태의 실전에서도 오히려 부담이 되어버릴 수 있습니다.

일명 '말이 씹힌다'는 말은 문어체의 부자연스러운 어휘가 감기거나 막히는 것을 말하지요.

대표적인 어휘가 '및'입니다.

'출력 강화 및 스피드 향상을 통해 빠른 작업 속도를 구현하실 수 있습니다'처럼 만들면 말이 자꾸 감기게 되죠.

그리고 너무 딱딱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저는 이 방법 역시 추천을 드리지 않습니다.

 

세 번째는 문장을 만들되 문장의 처음, 꼭 언급해야할 키워드, 문장의 마무리(술어)만 워딩하고 나머지는 모두 공백으로

처리하는 방법입니다.

위의 키워드 중심의 원고를 풀어보면

 

먼저 제원****드리겠습니다.

우선 크기는 340 *220 * 65mm------무게는 1.4톤으로----색상은 대표적인 Blue Gray를 비롯해서 7색상-------

다음 ----특징------

우선 이동이 편리-----------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기존 제품에 없던 바퀴가--------------

 

이런 식으로 만들어 놓고 마음대로 가운데를 채워서 연습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이 방법을 권장하는 편인데

물론 연습이 되어 있지 않으면 이 방법도 위험합니다.

다만 이런 공백을 만들어놓고 연습하면 연습할 때마다 바뀌기도 하지만 개선도 됩니다.

전문원고를 작성하게 되면 아무래도 고쳐가면서 연습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또 잘 되지도 않을 뿐더러 막상 실전에서 써있는대로 안되면 괜히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외부 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예를 들어 발표 중간에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 발생하면 그 대응력은 현저히 떨어집니다.

갑작스런 질문이 들어와서 대응하고 나서 다시 이어가기가 어려워진다거나, 주변 소음, 기기의 이상 등의

변수가 발생하면 세세한 것까지 정해놓고 연습하신 분은 매끄럽게 넘어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가 비록 '발표의 정석'이라는 책을 썼지만

발표를 준비하는 과정의 정석은 사실 없습니다.

편하신대로 준비하시되 기존에 써왔던 방법 말고 다른 방법도 시도해보세요.

 

혹시 압니까? 의외로 다른 방법이 여러분에게 더 맞는 방법일지?

 

 

글. 박승주 (B&I Consulting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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